콧물인줄 알았는데, "뇌에서 흘러 내린 액체?" ‘이럴 땐’ 꼭 병원 가야
콧물은 건강 지표다.
콧물이 나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비염 환자가 많지만, 절대 무시하지 말고 병원에 가야 할 때가 있다.
인하대병원 이비인후과 박만준 교수는 올해 4월 대한비과학회가 개최한 ‘제2회 코의 날’
기념행사에서 “계속 한쪽 코에서만 콧물이 나온다면 반드시 병원에 가볼 필요가 있다”며 “드물지만, 종양이나 코 천장의 천장의 조직 결손에 의한' 쇠척수액 비루일 수 있기 때문이다”고 말했다.
뇌척수액은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흐르는 맑은 액체를 말한다.
외부 충격으로부터 뇌와 척수를 보호하고
영양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.
교통사고 등으로 머리를 세게 부딪쳤거나 뇌하수체 종양 같은 질환으로 인해 뇌 기저부(대뇌 바닥면) 부근 조직이 결손되면, 이리로 뇌척수액이 새어나와 코로 흘러내릴 수 있다. 코가 뇌 아래쪽에 있기 때문이다.
뇌척수액 비루는 점성이 없는 맑은 콧물 같은 액체가 한쪽 콧구멍으로 흘러나오는 게 주요 증상이다.
코가 입과 연결돼있으므로 입에서 약간 쓴맛이나 짠맛을 느낄 수도 있다.
기침·재채기를 하거나 고개를 앞으로 숙여 두개골 내부 압력이 증가하면 흘러나오는 뇌척수액 양이 특히 많아질 수 있다.
가벼운 두통이 동반되기도 한다.
뇌척수액은 알레르기 비염 초기에 흘러나오는 맑은 콧물과 구분하기 어려우므로 병원에 가서 진단받는 게 좋다.
정상적인 뇌척수액은 포도당 수치가 50~80mg/dL로 알려졌으므로 병원에선 뇌척수액으로 짐작되는 액체를 모아서 혈당 검사를 한다.
당이 30mg/dL 이상으로 나오면 뇌척수액 비루로 진단한다. 뇌척수액 비루가 발생한 부위를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컴퓨터단층촬영(CT)이나 자기공명영상(MRI) 검사가 필요할 때도 있다.
뇌척수액이 새는 곳의 결손이 경미하다면, 비수술적 치료를 통해 자연 치유를 시도할 수 있다. 다만, 입원이 필요할 수 있다.
침대에 누워서 머리를 10~15도 높인 상태로 절대 안정을 취하며 두개골 내부 압력이 높아지지 않게 해야 하기 때문이다.
기침, 재채기, 코 풀기 등 비루가 심해질 수 있는 행동은 무엇이든 금물이다. 결손 부위가 크면 수술로 결손 부위를 재건해야 할 수도 있다. 코안으로 내시경을 넣어 결손 부위를 완전히 봉합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.
뇌척수액 비루를 내버려두면 뇌와 척수를 감싸고 있는 뇌척수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.
뇌척수액 비루 증상이 계속된 환자가 뇌수막염에 걸릴 확률이 19%라는 보고도 있다. 의심된다면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받아야 한다.
한편, 콧물을 관찰해 추정할 수 있는 질환은 이외에도 다양하다. 콧물을 풀었는데 맑고 투명하다면 감기 초기나 알레르기 비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. 콧물이 형광색 또는 초록색을 띠고 불쾌한 냄새가 난다면 급·만성 부비동염일 가능성이 높다.
잇몸병이 생기거나 임플란트 시술을 받은 후에 콧물이 많아지면 치성 부비동염을 의심해볼 수 있다.
위턱 어금니 부근에 생긴 염증이 부비동까지 퍼지는 게 원인이다. 곰팡이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아 불쾌한 냄새가 날 수 있다.
이 밖에도 식사할 때 콧물이 유난히 많이 나온다면 혈관 운동성 비염을, 추운 환경이나 먼지에 노출됐을 때 재채기와 함께 콧물이 나온다면 과민성 비염을 의심할 수 있다.
작성자 Zjj9SeHCC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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